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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태풍 피해 ‘쑥대밭’ 부석면 일대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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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2.09.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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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근 집사 등 부석교회 재림농민 피해 극심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뿌리째 뽑힌 사과나무가 지지대인 쇠파이프와 함께 쓰러져 있다.
한반도 전역이 영향권에 들 만큼 역대급이었던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전국에 큰 피해를 남기고 사라졌다. 태풍의 길목이었던 영남권의 상처가 컸다. 특히 과수 농가는 몰아친 강풍과 폭우로 나무가 부러지거나 뽑히고, 채 영글지 않은 과일이 땅에 떨어지면서 아예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재림마을 뉴스센터>는 피해 발생 이튿날인 지난 7일 경북 영주시 부석면과 봉화군 물야면 일대의 재림교인 농가를 찾았다. 일명 ‘소백산 꿀사과’로 불리는 이 지역의 사과는 무공해 친환경 재배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태풍으로 올 농사를 완전히 “접어야” 하게 됐다. 추석을 앞두고도 수확의 기쁨보다 복구의 걱정이 더 크게 몰려왔다.

■ 이형근 집사 ... 사과나무 150주 훼손
부석교회에 출석하는 이형근 집사는 이 일대에서 제일 큰 피해를 당했다. 농장에 들어서는 순간, 기자의 입에서도 한숨이 절로 터져 나왔다. 전체 2600평 중 2000평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150주의 나무가 뿌리째 뽑혀 누웠다. 낙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추정하는 피해규모만 어림잡아 20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해발 1000m가 넘는 소백산 줄기 골을 타고 몰아친 돌풍에 나무를 지지하는 쇠파이프가 그대로 들리면서 마치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쓰러졌다. 웬만한 바람에는 견딜 수 있도록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4m짜리 공사용 쇠파이프를 80cm 깊이로 박았는데, 소용없었다. 고정을 위해 묶어놓은 철심까지 뚝뚝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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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사는 “10년 넘도록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강풍에 나무가 기운 적은 있어도 이렇게 뿌리째 뽑힌 건 이제껏 못 봤다. 아직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과품종 종 가장 고가이자 고품질로 인정받는 미얀마부사를 재배하는 이 집사는 “한 달 남짓이면 수확할 수 있는데 일이 이렇게 돼 버렸다”며 말끝을 흐렸다. 알이 굵고 향기와 당도가 월등해 매년 최고 가격을 받던 그의 작물이다. 지난해 400상자를 거뒀는데, 무려 300상자 정도의 양이 이번 바람에 속절없이 떨어졌다. 낙과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막막하다. 아직 맛이 덜 든 미숙과여서 즙으로 내기에도 어렵다. 그나마 정부 보상을 기대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언제, 얼마나, 어떤 기준으로 지원할지 몰라 답답하다.

게다가 나무도 새로 사야 하고, 파이프 등 시설을 다시 조성해야 할 상황이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아내 이안희 집사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뿌리가 끊기거나 뽑힌 나무는 회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묘목을 심어도 4년은 지나야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데, 그사이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라며 시선을 돌렸다.

부부는 “속상해도 어쩔 수 없다. 우리로서는 당장 방법이 없다. 바람을 견뎌낸 나무들을 최선을 다해 살려내야 한다”며 다시 농기구를 손에 들었다. 예약판매 등 직거래는 ☎ 010-3804-164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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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홍 장로 ... 재배면적 70% 하루아침에 망가져
“남편이 겁이 별로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어제 아침에는 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휘몰아쳤는지 무서워서 밖에 나가지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기상청 발표로 태풍이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간 지 두 시간쯤 지난 오전 9시경이었는데도 그 정도였어요. 불과 30~40분 사이에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어요”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아내 금동순 집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시각 남편 고재홍 장로는 쓰러진 나무를 일으켜 세우느라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전체 2400평 규모의 사과밭에서 100주의 나무가 뽑혔다. 바람에 지지대가 넘어가고, 여러 겹으로 묶어놓은 철사마저 힘없이 끊겼다. 올해 작황의 거의 70%가 하루아침에 망가졌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0만 원가량이다.

이곳에 터를 잡은 지 올해로 7년. 몇 해 전에도 태풍이 불어 20주가량의 나무가 부러져 피해를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큰바람은 처음이었다. 여기에 올해는 탄저병이 유행하면서 수확량이 확 줄었다. 실제로 반대편 둔덕에는 썩어 버린 사과가 한무더기였다. 자식 키우는 심정으로 애지중지 지은 것들인데, 볼 때마다 속이 아리다. 부부는 “탄저는 과일을 망가뜨렸고, 태풍은 나무를 상하게 했다”며 혀를 끌끌 찼다.

보험은 들었지만, 제도가 수시로 변경되면서 초기에 비하면 요즘은 체감되는 보상이 피해액의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보험을 들어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나마도 조사과정에서 삭감되는 경우가 많아 대개는 피해 규모의 절반 정도밖에 구제를 못 받는 실정이다. 이들 부부도 얼마나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 애가 탄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마지막 남은 양으로 사과즙을 만들어 놓았다. 직거래를 하면 어느 정도 해결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마땅한 판로를 구하지 못해 시름을 더한다. 즙으로 가공하는 일도 많은 손길과 돈이 들어가는 만만찮은 작업이다. 그래도 부부는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정성껏 만들었다. 현재 그의 저장고에는 약 100상자의 영양 많고 맛있는 사과즙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및 구입은 ☎ 010-4857-301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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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섭 장로 ... 엎친 ‘탄저병’ 덮친 ‘힌남노’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날 만큼의 좁은 농로를 따라 산비탈 농장에 다다랐다. 이광섭 장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발을 어디서부터 디뎌야 할지 모를 정도로 고랑마다 낙과가 숱하게 떨어져 있었다. 그는 “난장판”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이 장로도 이번 태풍에 약 50주의 나무가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한순간에 몰아닥친 바람에 어떻게 손을 써 볼 수가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리던 그는 “아무리 자연재해라지만, 몇 년을 정성껏 키워 한 해 농사의 결실을 앞두고 이렇게 되니 얼마나 아까운지 모르겠다”며 부러진 나뭇가지를 쓰다듬었다. 낙과야 어쩔 수 없다 해도 나무라도 살리고 싶다며 하늘을 바라보는 농부의 주름이 더 깊게 그을려 보였다.

그는 주로 양광 품종을 재배한다. 이제 곧 과실을 감싼 봉지를 벗겨내 착색만 하면 납품할 수 있는데 태풍이 덮쳤다. 그래서인지 그의 밭에서는 유독 종이에 싼 낙과가 눈에 많이 띄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당장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실했다. 특히 과육이 단단하고 껍질이 얇아 씹는 맛이 좋다며 단골이 많이 찾던 이 장로의 사과였다.

올해는 비가 많이 내리면서 추석을 내다보고 재배한 홍로 품종마저 흉작이어서 더 마음이 무겁다. 지난해 400상자였던 수확량이 올해는 80상자밖에 되지 않았다. 탄저병까지 돌며 피해가 더 커졌다. 게다가 풍수해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손해를 그대로 감당해야 한다.

그는 “죽든 살든 그래도 세워서 살릴 수 있는 녀석이 있다면 살려 볼란다”면서 밭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더 피해 본 사람이 많을 거라며 오히려 아드라의 구호성금 계좌번호를 기자에게 물었다. 직거래 문의는 ☎ 010-3505-7615번.
#태풍힌남노 #재림교인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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