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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적을 만드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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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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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의 결혼관은 행복한 솔로였다. 그러나 대학생 때 1년을 휴학하고 떠난 외국에서 만난 다양한 부부의 삶의 모습은 나만을 사랑해 주는 한 사람을 만나 평생 신뢰하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통의 행복’이 아니라 ‘기적과 같은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 깨달음은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게 하였고, 사람들의 행복을 돕는 상담가로 살아가게 하였다. 소설가인 Amy Bloom도 ‘첫눈에 반한 사람은 쉽게 이해된다. 그러나 두 사람이 평생을 서로 바라볼 때 그것은 기적이 된다.’라고 이야기하였다. 나를 사랑하는 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부부 상담을 하면서 그녀의 말처럼 평생을 마주 보는 부부의 사랑이 기적이 되는 것을 더 경험할 수 있었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친한 K 씨를 마주치게 되었다. 다른 때와 달리 창백하고 넘어질 듯 걷는 걸음이 불안해 걱정과 염려를 표현했다. 그러자 K 씨는 그때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남편의 강박적 성향과 거친 말로 인한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만약 내가 그 자리에서 붙잡지 않았다면 차에 뛰어들어 죽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부 관계와 가족 갈등에 대하여 그녀와 개인 상담을 해 왔기에 삶이 얼마나 힘들고 피곤한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인 J 씨만 동의한다면 함께 부부 상담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였다. 그리고 부부 상담을 시작하면서 J 씨로 인해 내가 놀란 2가지 사실은 J 씨에 대하여 염려한 것과 달리 부부 상담에 적극적으로 응한 것과 이제까지 들어왔던 이야기와 다르게 배우자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강한 애착을 가진 ‘아내 바보’라는 것이다.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남편은 아내에 대한 섭섭함을 계속해서 토로했다. 아내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함께하고 싶은 자신의 요청이나 말을 무시하며 이혼하고 싶다고만 말해서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남편의 하소연에 대한 아내 K 씨의 이야기를 들으니 자신은 퇴근 후 너무나도 지쳐 쉬고 싶은데 남편은 모든 것을 함께하길 원하고, 남편의 요청에 반응하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낸다는 것이다. 또한 그 여파로 발생하는 가족 간의 갈등도 자신이 중간에서 다 해결해야 하니 너무 지쳐서 더 이상은 못 살겠다는 것이었다. 남편에게 아내가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픈 유일한 동반자라면 아내에게 남편은 자신을 힘들게 하고 질리게 만드는 원수였다. 


부부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 여러 검사를 진행하고 발달 과정과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린 시절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충분히 돌봄을 받지 못한 양육 환경과 애착 관계가 갈등의 원인임을 알 수 있었다. K 씨의 집은 부모님과 형제들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의 최고의 전문가로서 인정받는 사람들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였던 그녀는 자기 일에 집중하기 바쁜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귀찮은 존재였고, 그들의 차가운 반응에 K 씨는 거부당하는 냉담함의 고통을 다시 경험하지 않기 위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회피하는 자’로 성장하게 되었다. J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을 해야 했던 부모님 대신 어린 동생을 돌보아야 했던 맏이로 태어났다. 그는 힘들고 바쁜 부모님께 따스함과 돌봄을 받지 못한 공허함과 외로움의 상처가 있었고 그 상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매달리는 자’로 자라게 되었다. 그러나 서로의 눈에 콩깍지가 씌워진 연애 시절 K 씨는 J 씨를 ‘매달리는 남자’ 대신 자신의 요청을 거부하지 않고 모든 것을 세심하게 챙겨 주는 ‘자상한 연인’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J 씨는 K 씨가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고 ‘괜찮다’며 늘 조용하게 순응하며 함께하는 모습에 ‘회피하는 여자’ 대신 ‘함께하는 연인’이라는 왜곡된 이미지를 갖고 결혼을 하였다. 


류시화 시인의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라는 시집의 제목을 볼 때면 상담가인 나는 ‘신은 모든 사람을 치유하기 위하여 사랑하는 배우자를 선물로 주셨다.’라고 재해석한다. 그래서 부부 상담을 할 때 자신이 배우자의 회복을 돕는 맞춤형 치유자라는 것을 인식하게 하고, 서로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삶에 적용함으로 행복한 부부 관계를 맺게 돕고 있다. 부부의 회복을 위해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은 그들의 평소 대화를 들어 보고, 긍정적 의사소통을 훈련하는 것이었다.


부부 소통의 변화는 본능적 뇌의 부정적 자동 반응에서 이성적인 뇌의 사고하고 공감하는 반응으로 변하게 하며 서로에게 안정감 제공과 마음의 치유가 일어나게 돕는다. 그렇게 하기 위해 먼저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고 경청하며 자신이 들은 메시지를 요약해서 다시 배우자에게 들려줌으로 상대방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그거였어요.”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배우자의 생각과 느낌과 경험을 자신의 주관적 해석과 판단 없이 들어주고, “당신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배우자가 느낀 경험을 상상하고 감정을 반영하여 “나의 말과 행동을 통해 당신이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군요.”라고 공감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것에 대하여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라로 확인하고 다시 경청과 요약 반영하기, 인정하기, 공감하기를 반복한 후 서로 역할을 바꿔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어린 시절 외로움과 슬픔이라는 공통된 상처를 가진 배우자의 모습에 함께 속상해하고 안아 주었다. 그리고 남편은 ‘회피하는 아내’에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중하는 아내’로, 아내는 ‘매달리는 남편’에서 ‘늘 나와 함께하고픈 로맨티스트’로 바라보게 되었다. 다시 부부 사이에 좌절과 갈등이 생기면 배우자의 힘듦을 비난 없이 수용해 주고, 안아 주게 하였다. 배우자가 안정이 되면 약속된 대화 원칙에 따라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상대방에게 바라는 행동을 긍정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구체적으로 요청하도록 연습하였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행복한 부부 관계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하여 공동의 비전을 계획하였다. 상담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게 된 부부는 사랑의 마음으로 마주 보며 자신들만의 기적을 만들어 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추수 상담을 하기 위해 그들을 다시 만났을 때, J 씨가 뜻하지 않게 암에 걸렸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 


부부가 전해 준 이야기에 함께 눈물을 흘리며 회복을 간절히 염원하는데 K 씨가 나의 손을 잡고 “전에는 남편 때문에 못 살았는데 이제는 남편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요.”라고 했고, J 씨는 “아내 때문에 살았고, 아내 덕분에 잘 이겨 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라며 웃었다. 이 글의 투고를 위한 동의를 구하기 위해 K 씨에게 전화를 했을 때 “남편이 그동안 42번째 항암 치료를 받았어요. 자신이라면 너무 고통스러워 포기했을 텐데 당신이 없으면 못 살겠다는 나 때문에 남편이 잘 이겨 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남편 때문에 살아가는 자신을 위해 3주마다 힘든 항암 치료를 잘 견뎌 내는 남편 덕분에 늘 감사하고 행복해요.”라고 덧붙였다. 암 투병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신 때문에, 당신 덕분에 살아가는 행복한 부부’의 모습은 죽음과 같은 고통을 감당하고 다시금 살게 하는 기적을 보여 주었다. 서로에게 삶의 의미와 치유자가 되어 주는 이들의 사랑과 회복을 응원하며, 우리도 마주 보며 사랑의 기적을 이루는 행복한 부부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세미 ​기독교 상담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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